[소설] 수원 오피 노예가 되었다
본문
어두운 밤하늘에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가운데, 수원 오피의 문이 시린 바람과 함께 열렸다. 그곳은 노래와 춤, 음란한 욕구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어둠에 뒤덮힌 사람들의 사육장이었다.
이 오피는 지리적으로도 어둡고 게걸스러운 곳에 자리잡아 있었다. 인구 밀집지, 상권, 교통의 핵심지와는 거리가 먼 묘한 고립지였다. 거긴 어느 산속 처진 곳처럼 어뒈없고 사람의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경치였다. 다른 이들이 찾아오기 어려운 곳에서 주민들은 절망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갔다.
이 오피에는 절망이 과하지 않게 스며들어 있었다. 인간처럼 웃고 소리치며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이들의 언행과 모습은 정상적인 세상에서를 본따온 듯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감추고, 사회에서 허위로 더듬어올라가는 충실하고 잔인한 삶을 소장해야만 했다.
이곳에는 절망이라는 검은 구름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있었다. 이 공간에서는 꿈도 희망도 사라졌다. 이들은 아무런 선택권 없이 삶을 다스려야 했고, 모두가 착취당하는 각자의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절망의 터닝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그저 암울한 삶의 끝에 묻혀 올라 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이 막히게 착취당하고, 고생스럽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동조와 불만이 남아 있었다. 절망의 무게로 숨막히는 그들은 소설 속 주인공처럼 간절한 소망을 품었고, 그 소망은 점차적으로 절망의 품으로 사라져 갔다. 겨우 품어 놓은 소망들은 사라져 버림으로써 엄마와 아기 같은 사랑과 꿈을 담은 희망의 기세가 절망에 차 있을 뿐이었다.
절망은 이 오피 그 자체로 펼쳐진다고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희망의 씨앗이 잠깐동안 피어나더라도 금세 찢겨지고 사라진다. 수원 오피는 시린 공간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절망과 온전히 한신들 세상을 보여준다. 이곳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체념과 절망에 굴복해야만 하는 비극적인 인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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